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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산개 이야기

산사람들 풍산개 다섯 마리

 

어제 (2015. 10. 24.) 초저녁에

복실이를 데리고 청사포에 갔네요.


 

복실이 20개월 때- 2015.10.10.촬영

 


복실이는 올 초에 저하고 3개월 가까이 청사포 미역작업을 다녔고, 올 가을에도 한 달 가까이 미역작업을 다녀서 청사포에서는 복실이를 모르는 사람들이 없을 정도입니다. 그리고 많은 분들이 복실이를 이뻐해주시고요.


그리고 청사포 서쪽 끝에는 군부대가 하나 있고, 그 부대 안에 [탱크]라고 하는 사냥개 종류 암컷 한 마리가 있는데, 부대 안에서 어릴 때부터 풀어놓고 키우다가, 복실이가 가면 출입문 밑으로 기어나와 복실이하고 잘 놀아서, 주인장이 복실이를 데리고 가서 일부러 [탱크]를 만나게 해주고는 한답니다.


어제 초저녁에도 이렇게 겸사겸사해서 복실이를 데리고 해운대에서 폐쇄된 철길을 따라 청사포에 가는데, 토요일 저녁이고 그날 마침 광안리 폭죽 불꽃놀이를 한다고 미포 끝 철길 위에는 해운대 사람들이 우글우글했습니다. 미포 끝 철길에서도 광안대교 아래에서 발사하는 불꽃놀이가 장관이거든요. 거기서는 화약 냄새도 안 나고.


저하고 복실이가 미포에서 철길에 접어들었을 때는 불꽃놀이를 보고 해운대 쪽으로 밀려나오는 사람들이 바글바글 했지요. 그래도 그 사이로 제가 복실이를 데리고 청사포로 향하는데, 구경꾼들 중 일부는 청사포로 가더군요. 저도 그 사람들을 일행삼아 어두운 철길에 복실이 목줄을 풀어주고 앞장세워 청사포로 갔습니다.


청사포 마을에 도착하기 전에 다시 복실이 목줄을 멨다가, 바닷가에 접어들어서는 다시 풀어주고 서쪽 새 방파제를 지나 군부대 쪽으로 가는데, 군부대 앞에 [노란마후라]하고 [끝집]에 사람들이 바글바글하더군요. [노란마후라]하고 [끝집]은 조개구이하고 장어구이를 전문으로 하는 바닷가에 있는 식당들입니다. 자리가 없을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도로가에까지 테이블을 놓고 조개하고 장어를 구워먹고 있었지요.





그 사이를 복실이가 아무렇지도 않는 듯 지나가는데,

사람들이 '와~'하는 것 있지요?


복실이는 인상이 좋아서 덩치에 어울리지 않게 사람들이 복실이를 보고도 겁을 먹지 않는데, 복실이도 사람들이 저 좋아하는 것을 안답니다. 그래서 사람들이 맛있는 것 먹고 있으면 옆에 가서 쳐다보다가 앉아서 한 번씩 얻어먹기도 하지요. 어제도 이놈이 탱크를 만나러 가다 말고 고기 굽는 냄새가 풍겨서 [끝집]에 모여 있는 사람들 테이블 옆으로 간 것이었습니다.


     “거기 가면 안 돼! 이쪽으로 와!”


복실이가 얻어먹으려다 말고 저한테 왔습니다. 그래서 저도 끝집 앞 방파제 둑에 앉아 담배를 물었지요. 끝집하고 군부대 정문 초소하고는 불과 30미터도 채 안 떨어져 있는데, 군부대 쪽으로 더 이상 다가갈 수 없어서, 복실이가 탱크를 데리고 나와 노는 동안 사람인 저는 거기서 기다려야 하기 때문입니다.


     “탱크 데리고 나와서 같이 놀아!”


그러자 복실이가 군부대 철문 앞으로 가서 기웃기웃 거리면서 기다려도 탱크가 안 나왔습니다. 어릴 때는 탱크를 풀어놓고 키웠는데, 두세 달 전부터는 묶어놓고 있기도 했지요.


     “복실아, 탱크 묶여져 있는 갑다. 그냥 이리와!”


그러자 복실이가 저 쪽으로 다시 왔습니다.


      “앉아서 기다려 봐! 탱크 나오는가 보자!”


그러고 있으면 탱크가 복실이 냄새를 맡고 나오고 싶어서 안달을 하면, 안에서 군인들이 그것을 알고 탱크를 풀어주어, 탱크가 나올 때도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복실이가 저한테 와서 앞에 앉아있는데, 그때 가족단위 비슷하게 [끝집]에 모여 조개구이를 구워먹고 있던 테이블 팀에서 40세 정도의 단단해 보이는 남자가 저희 쪽으로 왔습니다.


     "야아~ 이놈 잘 생겼다!'


그러면서 저한테 묻더군요.


     “무슨 종류에 개지요?”

     “풍산개닙다.”

     “예에!...역시... 한 번 봐도 되겠습니까?”

     “예”


그러자 그 사람이 복실이 앞에서 유심히 복실이를 쳐다보기 시작하였습니다.


     “이름은 뭐지요?”

     “복실이요!”

     “복실이요?”

     “예, 이제 20개월 막 넘었네요”

     “개를 잘 키우셨네요!”

     “사연이 있어서... 정성을 많이 들여서 키우고 있습니다.”


복실이는 주인장이 다른 사람과 이야기하면 옆에서 얌전하게 기다리도록 훈련되어 있습니다.


     “진짜 풍산개 맞네요!”


처음 보는 사람이 주인장한테 풍산개가 맞다는 것이었습니다.


     “사장님도 풍산개 키워보셨나 보지요?”

     “예!.. 20개월 치고 굉장히 잘 키우셨네요!...”


그리고 자기도 풍산개를 키웠다는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저희는 옛날에 풍산개 다섯 마리를 키웠어요"

     “옛날에?... 다섯 마리요?”

     “예에..”


그런데 대답을 하면서도 좋지 않은 기억이 있는 것 같았습니다. 그래도 지나가는 말로,


     “옛날이라고 하면... 그때가 언젠데요?”

     “지금부터... 어?... 7년? 8년?...7~8년 전까지 키웠습니다.”


그러면서 복실이를 보고는 옛 생각이 나는지 감회에 젖더군요.


     “지금은 안 키우시고요?”

     “.... 다 죽었습니다!...”

     “다 죽었다고요?”

     “..예...”


풍산개에 회한이 많이 있는 사람 같아 보였습니다. 그래서 혹시 이 사람이 풍산개 도입 초창기에 풍산개 농장을 하다가 실패하여 그만 둔 사람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7~8년 전까지 키우셨다면... 그보다 오래 전부터 키우셨다는 말씀이네요?"

     "...그보다 훨씬 전부터 키웠지요."


7~8년 전 같으면 2007~2008년 정도까지 키웠다는 계산이 나왔습니다.


     "그때는 풍산개가 많이 귀할 때였는데, 정말로 다섯 마리씩이나 키우셨단 말씀입니까?"

     "예, 다섯 마리 키웠습니다."

     "그럼, 북한에서 풍산개 들여온 초창기부터 키우셨다는 말씀이네요?"


그랬더니, 믿기 어려운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 저희가 키울 때만 해도 남쪽에는 풍산개가 없었지요!.....”

     “예에?”

     “남쪽에서는 저희가 풍산개를 처음 키웠습니다...”

     “...?... 사장님이 남한에서 풍산개를 처음 키우셨다고요?”

     “... 저 혼자 키운 것은 아니고요.. 저희가 남한에서 풍산개를 최초로 키운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북한의 풍산개를 남한으로 최초에 들여온 사람과 관련이 있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럼.. 풍산개 도입 초창기에 풍산개 농장하신 분입니까?”

     “농장을 했던 것은 아니고... 그냥 키웠어요!...”

     “농장하신 것은 아닌데... 남한에서 최초로 다섯 마리나 키우셨다고요?”

     “예...”


     “농장을 하신 것도 아니면?... 김대중 대통령이 북한에서 받아 온 두 마리가 새끼 낳은 것들을 바로 분양받아 키우셨단 말씀입니까?”


     “... 그건 아닌데.... 저희도 그때 쯤 가져와서 키웠습니다.......”


     “북한에서 직접 가져오셨다고요?”

     “예... 저희가 직접 가져왔습니다...”


그 당시에 풍산개를 다섯 마리나 북한에서 직접 가져왔다는 말이 저한테는 엄청난 뉴스였습니다.


     “그 당시에 어떻게 북한에서 풍산개를 가져올 수 있었는데요?”

     “그때 저희가 북한하고 관련된 일을 하고 있었습니다...”

     “북한하고 관련된 일을 하고 계셨다고요?”

     “예!... 그때 저희가 직접 데리고 왔습니다.”


그래서,


     “그럼, 혹시 현대아산에 근무하셨어요?”

     “그건 아닙니다.”

     “그럼 지스코에 근무하셨던 분입니까?‘

     “지스코요?”

     “현대아산 아니면, 북한 관련 일하는 곳 중에 지스코라는 회사에서 풍산개를 받아온 적이 있어서요?”

     “지스코라는 이름은 처음 듣는데요?”

     “그럼, 통일교 쪽에 일하셨어요? 통일교에서도 풍산개를 받아온 적이 있어서요?”

     “그런 것은 아닙니다....”


그러면서도 북한 관련 어떤 일을 했는지 말을 하지 않으려고 하여,


     “그럼, 제가 알기로 북한 관련 일을 하면서 더 이상 풍산개를 들여온 회사가 없는데요?”

     “... 저희는 방법이 있었습니다.”

     “북한관련 일을 하시면서요?”

     “예!...”

     “더 이상 방법이 없는데... 어떻게 북한에서 직접 다섯 마리나 데려올 수 있었단 말씀입니까?”

     “... 저희는 데려왔습니다...”


그래서,


     “그 당시에 정말로 북한 관련 일을 하시면서 북에서 풍산개 다섯 마리를 데리고 왔단 말씀입니까?”

     “예!..”

     “강아지들을 요?”

     “예, 새끼 때 데리고 왔어요!...”


실없는 소리를 할 사람 같지는 않은데 말을 많이 조심한다고 느끼어, 그 말이 사실인지 확인하고 싶어, 무심한 척 일부러 감정을 건드려보았습니다.


     “차암ㅎㅎ... 저뿐만 아니라 풍산개 동호인들 사이에서는 풍산개 데리고 온 몇 가지 경로를 다 알고 있는데!... 뭐 믿을 수 있는 말씀을 하셔야지요? 더 이상 방법이 없는데 믿을 수가 없잖아요!”


그러자. 조심스럽게 뜻밖에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혹시... 에이치아이디라고 아십니까?”


필자는 몇 년 전에 에이치아이디 회장님을 만난 적이 있는데, 에이치아이디는 북파공작부대로 혹독한 훈련 속에 산에서만 살다시피 하여, 자기들끼리는 [산사람]이라고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북에 왔다 갔다 하시는 분들이요?”

     “예”

     “그 일 하시는 분들을 산사람이라고 하던데, 정말로 거기 나오셨어요?”

     “예에...제가 그 부대 출신입니다”


이 사람이 자기가 산사람이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때 북에서 풍산개 강아지 다섯 마리를 가져오셨다고요?”

     “예..저희 부대에서 직접 데리고 왔습니다!”


그래도 제가 믿을 수 없다는 듯이,


     “육로로요? 해상으로요?”

     “육로로 직접 가져왔어요!...”


그래서, 제가 웃어버렸습니다.


     “하하하하- 어떻게 다섯 마리나 가져올 수 있습니까?”

     “... 안 믿으셔도 되고요!...”

     “하하하... 못 믿겠네요!”


그때 바로 앞에 군부대 철문이 열리면서 탱크가 뛰어나왔습니다. 탱크라는 암캐가 복실이 온 것을 알고 설치자 초병이 문을 열어준 것이었지요.


     “복실아, 탱크 나온다. 가서 놀아!”


그러자 복실이가 뛰어갔고, 탱크도 복실이한테 달려들어, 두 놈이 막 뛰어 놀기 시작했지요.


     “복실이가 저 개하고 자주 만나나 보지요?”

     “예. 복실이하고 막 상대해서 뛰어놀 수 있는 개들이 거의 없어서, 여기 데려와 같이 놀게 해줍니다.”


     “선생님은 이 근처에 사십니까?”

     “예. 저 개는 이름이 탱크라고 하고 암놈인데 어릴 때부터 복실이하고 친했고! 군인들도 탱크가 복실이하고 만나서 같이 노는 것을 좋아해서, 탱크가 복실이를 만나게 해주고요.”


저하고 그 사람이 복실이 뛰어노는 것을 지켜보고, 가게 앞에 테이블을 놓고 조개구이를 먹던 많은 사람들도 감탄을 하면서 복실이가 탱크하고 반갑게 만나서 뛰어노는 것을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그 사람이 감회에 젖는 듯,


     “개들은 뛰어놀면서 살아야지요!”

     “그렇지요! 도시에서 큰 개를 키우다 보니까, 여기만큼 마음대로 뛰어놀 수 있게 해줄 수 있는 곳이 없네요.”


그러자 그 사람이 자기 했던 말이 거짓말이 아니란 것을 확인시켜주고 싶은지 다시 풍산개 이야기를 했습니다.


     “풍산개가 아주 귀한 개인데... 부산에서 풍산개를 보니까.. 놀랍네요!”

     “아닙니다. 요새는 많이 분양돼서 전국적으로 많이 퍼져 있어요.”

     “그렇습니까?...”

     “그럼요!”


그랬더니, 그 사람이 자기가 그동안 알고 있었던 풍산개 상황을 이야기하기를,


     “저는 지금까지 김대중 대통령이 데리고 온 두 마리 말고 저희만 데리고 온 줄 알고 있었는데요?”

     “그렇게 알고 계셨다고요?”

     “예. 그런데 잊어버리고 있었는데.. 부산에서 풍산개를 보니까 많이 놀랍네요.”


그러면서 자기들이 키웠다는 개들 이야기를 다시 꺼내놓았습니다.


     “그때 저희가 풍산개만 키운 것이 아니라... 다른 종류에 개들도 여러마리 키웠어요.”

     “다른 개들도 키우셨다고요?”

     “예. 풍산개 다섯 마리 키울 때 그레이하운드하고 핏불하고 샤페이도 같이 키웠습니다.”


     “샤페이는 무슨 개지요?”

     “쭈글쭈글한 중국 개 있어요.”

     “차우차우라고 하는 큰 개요?”

     “샤페이하고 차우차우는 틀립니다.”


그래서 설명을 들어보려고 가만히 있었더니,


     “차우하고 샤페이 둘 다 중국 개인데, 차우는 털이 많고 덩치가 크고! 샤페이는 털이 짧으면서 완전 쭈글쭈글한데 그렇게까지는 안 큽니다.”

     “아! 이제 생각나네요!”


     “차우는 사자같이 생겼고, 샤페이는 불독 비슷하게 생겼지요!”

     “아, 이제 샤페이가 어떤 개인지 알겠습니다.”


그러자 그 사람이 자기의 개 지식을 확인시켜주고 싶은지,


     “개하고 처음 만났을 때, 개한테 접근하는 3단계를 아십니까?”

     “처음 보는 개한테 접근방법 3단계요?”

     “예”

     “저는 거까지는 신경을 안 써서요?”


그때, 처음에는 오랜만에 만나자 좋아서 어쩔 줄 모르던 복실이하고 탱크가 좀 얌전해져 있었는데, 그 사람이 복실이를 불렀습니다.


     “복실이 아저씨한테 와봐!”


그러자 복실이가 가만히 서서 그 사람을 물끄러미 쳐다보고 있는데, 그 사람이 복실이 코 앞으로 자기 손등을 갖다대더니, 목덜미를 만진 다음 머리를 쓰다듬어주더군요.


     "복실이 잘 생겼다!"


복실이가 가만히 있었고, 저도 보고만 있었지요.


     “개들이 낯선 사람한테 처음에는 무조건 경계를 하는데, 개한테 처음 접근할 때는 먼저 손등을 개 코 앞으로 갖다 대어 냄새를 맡게 해서 개가 경계심을 풀게한 다음, 목부터 만져주고, 머리를 쓰다듬어주어야 합니다.”


     “개에 대해서 많이 아시네요?”

     “저희도 개들을 많이 키웠다니까요!”


그래서 제가 다시 확인했지요.


     “정말로 산에서 생활하셨어요?”

     “예!”


그 사람이 자기는 산사람이 맞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더 확인하기를,


     “몇 년 전에 에이치아이디 회장님께서 저를 몇 번 찾아오셨는데, 이씨 성 가진 분인데, 회원이시면 그 회장님 아시겠네요?”

     “저희 회장님이요?”

     “에이치아이디 퇴직하신 분들 전국 회장님이라고 명함주시더라고요?”


     “그때가 정확히 언젠데요?”

     “2010년... 여름 되기 전이었요. 2010년 4월에서 6월 사이 쯤 되겠네요. 3번 정도 만났습니다.”


     “그 회장님, 이름 아십니까?”

     “명함을 잃어버려서 이름은 정확히 기억이 안 나는데, 이씨 성 가지신 분이셨어요. 자기는 사병 출신이 아니라 장교 출신이라 하셨고!... 강원도 쪽에서 근무를 많이 하셨다고 하시더라고요!”


     “그 분이 어떻게 생기셨던데요?”

     “키는 175 정도 되시고, 호리호리 다부지게 생기셨던데, 인상도 좋으시고 신사분입디다.”


     “그 분이 무슨 일로 선생님을 찾아오셨는데요?”

     “일 때문에 오셨어요”

     “무슨 일요?”

     “사업차요! 제가 바다목장 관련해서 인터넷에 글을 올린 적이 있는데, 그것을 보고 찾아오셨더라고요.”


필자는 2008년 바다목장과 관련하여 12개의 특허출원서에 150개 정도의 청구항으로 하여 특허청에 특허출원을 하고, 그것들을 인터넷에 공개했었습니다. 그러자 여러 곳에서 투자관련 연락을 해오던 중, 2010년 4월경에도 어떤 분이 바다목장 관련 투자에 관심이 있다고 하여 부산역 앞 아리랑 호텔 커피숍에서 60대 초반 정도의 신사 분을 만났는데, 그 나이에 섬뜩할 정도로 예리한 분이셨고, 명함을 줘서 받았더니 HID 전국회장이라고 적혀 있었습니다. 그 이후로도 필자는 그 분을 두 번을 더 만나서 상당히 긴 시간을 이야기한 적이 있었습니다.


이런 이야기가 오가면서 산사람이 주인장에 대한 경계를 많이 풀었고, 복실이 양쪽 볼테기를 잡고 이리 저리 돌려보더니,


     "얼굴하고 눈하고 입하고 두상이나 몸체가 진짜 풍산개 맞네요!"

     "전에 키우시던 개들도 이렇게 생겼었습니까?"

     "예, 거의 똑 같네요!"

     "거의 똑같다고요?"


     "저희가 키우던 숫놈 중에 [산]이라고 하는 놈이 있었는데, 그놈하고 얼굴이 거의 똑 같습니다."

     "그때 키우시던 숫놈 이름이 [산]이였나 보지요?"

    "예, 숫놈 두 마리 중에 더 큰 놈이 [산]이였습니다!... 우리 산이가 생각나네요!..."





그러면서 산사람이 복실이를 이리저리 더 둘러보다가

[끝집] 테이블에서 조개를 구워먹고 있는 누군가를 불렀습니다.



     “상복아”


상복이란 이름은 편의상 가명입니다.


그러자 끝집 바깥쪽 테이블 속에서 바로 “예!”하면서 30대 중반 정도의 남자가 서둘러 나왔는데, 키는 170 정도밖에 안 되었어도 다부진 체격에 날렵한 몸매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예! 선배님”

     “상복아, 이 개가 풍산개란다!”

     “풍산개요?”

     “너도 한 번 봐봐!”


그러자 상복이란 사람이 복실이를 어루만지면서 복실이를 이리저리 둘러보는데, 개를 아주 많이 다뤄본 솜씨였습니다.


     “우리가 키우던 산이하고 많이 닮았지 않냐?”

     “(감동을 하며) 와아! 우리 산이하고 정말로 많이 닮았네요!”

     “잘 생겼지?”

     “예에, 완전 우리 산이하고 꼭 닮았네요. 정말로 잘 생겼네요!”

     "이놈은 이름이 복실이란다!"

     "복실이요?... 이야, 복실이 멋있다!.."


그리고 상복이란 젊은이는 복실이를 너무 반갑게 대했는데, 정말로 개를 좋아하고 개를 많이 다뤄본 솜씨였습니다. 

 

     “이 분이 2010년도에 회장님을 만나셨다고 하는데, 그 때 회장님 이름이 어떻게 되시냐?”

     “2010년도요?”

    "이ㅎㅅ씨였을 걸요!"


그래서 제가 확인시켜드렸지요.


     “아! 맞는 것 같습니다. 키는 저보다 쪼금 더 크시고 몸은 호리호리하신데, 선비풍이고요?”

     “그럼, 그 분 맞네요!”


그렇게 해서 서로 신뢰관계가 형성되었습니다.


     “그분은 춘천인가 근무하셨다는데, 두 분은 어디서 근무하셨어요?”


그러자 선배 산사람이,


     “저희는 중부전선에서 근무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테이블 쪽을 봤더니, 테이블에도 30대에서 40대 정도의 남자 여러 명이 있었는데, 이 사람들이 오랜만에 회식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게 되었지요.


     “선배님, 풍산개가 어떻게 부산까지 와 있네요?”

     “나도 오늘에야 알았는데, 지금은 풍산개가 전국적으로 많이 보급되어 있다고 한다.”

     “그래요?”


그래서 제가 한 번 더 나서서 설명하기를,


     “인터넷에 검색해보면 지금은 풍산개 농장도 여러 곳 있고, 전국적으로 동호회 카페도 많이 있습니다.”

     “아아!~ 그렇게 많이 퍼졌구나!...”


그러자 선배 산사람이,


     “상복아, 우리가 풍산개 키웠다고 하니까 이 선생님이 안 믿으시는데, 우리가 풍산개 몇 마리 키웠냐?”


     “저희도 풍산개 다섯 마리 키웠습니다. 수놈 두 마리하고 암놈 세 마리요!”


그래서 저는 이때부터 중부전선 산사람들이 풍산개를 다섯 마리나 키우게 됐다는 사실을 믿게 되었지요.


     “그런데 왜? 풍산개를 다섯 마리나 데리고 와 키우셨어도 일반에는 안 알려졌지요? 풍산개 좋아하시는 분들이 엄청 많은데, 알았으면 가만히 안 있었을 텐데요?”

     “저희는 완전히 특수부대니까요.”


     “제가 알기로, 산사람들은 완전히 산에서만 생활하시는 것으로 아는데, 그럼 풍산개를 산에서만 키우신 겁니까?”

     “그렇지요! 부대가 산속에 있으니까요!”

     “와아!~”


제가 엄청난 횡재를 하게 됐다는 것을 알게 됐지요.


     “제가 풍산개에 관심이 엄청 많아서 나름대로 풍산개에 대해 공부를 해보니까, 남한으로 넘어와 전국적으로 퍼진 풍산개들이 문제가 많던데, 두 분이 알고 계신 풍산개에 대해서 말씀 좀 해주실 수 있어요?”


     “ 저희가 알고 있는 것은 말씀드리겠습니다. 그런데 무슨 문제가 많습니까?”

     “개를 좋아하시는 분들이 처음에는 풍산개에 대해서 기대가 엄청 컸다가, 분양받아 키워보고 나서, 실망을 많이 해서... 지금 풍산개 쪽이 아주 엉망이 되어 있습니다.”

     “아니 왜요?”


     “김대중 대통령이 받아온 두 마리 후손들에서 아주 긴 털의 장모가 많이 나오고, 들여온 마리수가 적어 근친교배를 많이 하다보니까... 질 낮은 개들이 많이 보급돼서 풍산개 바닥 자체가 엉망이 돼버렸어요!”

     “아아~... 무슨 뜻인지 알겠네요.”


     “그리고 제가 북한방송 풍산개 프로그램을 보니까, 북한에서는 풍산개를 관상용으로 개발하려고 하고 있더구만요.”

     “그래요?”

 

 

 

아래 영상은 북한방송 [풍산개]에서 캡쳐한 것들입니다.

 

 

 

 

 

필자는 이 방송을 본 후

 

이 러시아 개 때문에 남한에 내려온 풍산개들 중에서 긴 털의 풍산개들이

그렇게 많이 나오게 되었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남한에서도 1968년 [진도개 육성 보호법]이 제정되면서

같은 날 같은 배에서 태어난 진돗개라도 백구와 황구만 진돗개로 인정하고

기타 색깔의 진돗개들은 진돗개로 인정을 하지 않으면서 진돗개를 너무 나약하게 만들면서

용감무쌍한 진돗개들을 애완견 수준으로 만들어놓고 말았는데!..

 

북한에서도 백구의 풍산개를 만들어내려고 이 러시아 사냥개를 들여와 교접하다 보니...

북한에서 남한에서 보내준 풍산개들 중에서 이 개의 유전자가 나타나

그렇게 많은 장모의 풍산개들이 나타나게 되었다고 믿게 되었습니다.

 

남북한 모두 정치적인 목적으로 백의민족을 상징하는 백구로 만들려고 하다보니

그 좋은 유전자의 진돗개와 풍산개들을 관상용 수준으로 퇴보시키고 말았던 것이라고! 

 

 

 

    “그러다 보니까, 김대중 대통령이 받아온 두 마리 후손들한테서도 이상하게 생긴 장모 개들이 많이 나왔던 것이고요!”


그랬더니,


     “복실이는 건강하게 잘 생겼는데요?”

     “복실이가 제 개라서 자랑이 아니라, 인터넷을 뒤져봐도 복실이 정도 되는 풍산개를 찾아보기가 어렵습니다. 그만큼 지금 풍산개 세계가 엉망이 돼버렸어요.”


     “그런 상황입니까?”

     “예. 그런데 산사람들이 다섯 마리나 가져오셨다고 하니까, 제가 정말로 놀랍네요.”


     “궁금한 것 있으면 물어보십시오.”





그래서 제가

그동안 궁금했던 것들을 물어보기 시작했습니다.


 

복실이 20개월 때- 2015.10.10. 촬영


     “다섯 마리 다 백구였습니까?”

     “예, 저희가 키운 풍산개들도 다 백구였습니다.”


     “털 길이는 어땠습니까? 혹시 장모도 있었어요?”

     “아니요, 전부 다 복실이 같이 단모였습니다. 상복아 다섯 마리 다 복실이 같은 털이었지?”

     “긴 털은 한 마리도 없었고 다 복실이 같은 털이었습니다.”


     “그럼, 그 개들이 귀가 서던가요? 안 서던가요?”

     “풍산개는 귀가 안 섭니다!”

     “풍산개는 귀가 안 선다고요?”

     “나중에 저희가 진도개도 세 마리 키웠는데, 진도개는 귀가 서고 풍산개는 귀 안섭니다.”


이 사람들은 풍산개는 귀가 안 서는 것으로 단정하고 있었습니다.


     “그렇지 않습니다. 북한방송에 나오는 풍산개들은 귀가 선 놈들도 있고 안 서는 놈들도 있습니다.”

     “그렇습니까?”


     “예. 그리고 우리 집 옆에도 지금 8년차 풍산개 수컷 한 마리가 있는데, 그놈은 3년 되니까 귀가 섰다고 해서, 저도 복실이가 그 정도 되면 귀가 설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고요?”


     “아 그래요?... 그런데 저희가 볼 때, 복실이는 귀가 안 설 것 같습니다.”

     “복실이도 귀가 안 설 것 같다고요?”

     “저희가 키운 풍산개들도 꼭 복실이 같았는데, 7~8년 정도 키웠어도 그 풍산개들은 전부 다 귀가 안 섰거든요!”

     “다섯 마리 다 귀가 안 섰다고요?”


그러자 선배 산사람이 생각나는 게 있는 듯,


     “아, 산이는 한쪽만 귀가 섰습니다.”


그러자 상복이가 나서서,


     “맞네요. 제가 산이를 엄청 좋아했는데, 산이 귀가 한쪽만 서서 선 귀를 내리려고 해도 한쪽은 계속 서 있었습니다. 나머지 풍산개들은 전부 다 귀가 누워 있었고요.”


이 말에 저는 산이란 개의 귀가 비대칭이란 것을 알고, 개량 단계에 있던 개라고 생각하게 되었지요.

   


 

복실이 19개월 때-2015.9.10. 촬영



    “그럼, 풍산개들이 덩치는 어느 정도까지 크던가요?”

     “많이 크지요.”


     “복실이가 지금 삼십오륙칠킬로 정도 나가는데, 복실이가 풍산개 중에서 아주 큰 편인데, 복실이만큼 크던가요?”

     “아휴 복실이보다 훨씬 더 크지요!”


     “복실이보다 훨씬 더 크다고요?”

     “그럼요, 산이라는 수놈은 복실이보다 훨씬 더 컸습니다. 다른 수컷 한 마리도 복실이보다 많이 더 컸고요!”


     “저는 이제 복실이를 20개월밖에 안 키워봐서 앞으로 어떻게 될 지 모르겠는데, 풍산개들은 3년째까지 큰다는데 정말로 그렇게 큽니까?”

     “그럼요, 복실이가 이제 20개월이면 앞으로도 한참 더 많이 큽니다.”


그러면서 선배가 상복이를 통해서 한 번 더 확인해주기를,


     “상복아, 우리가 키운 다섯 마리 다 복실이보다 더 컸지?”


그러자 상복이,


     “숫놈 두 마리는 복실이보다 훨씬 더 컸고, 암놈들은 지금 복실이만 하거나 조금 더 클 듯 말듯 했겠는데요?”

     “암놈들도 복실이 정도 큰다고요?”

     “3년 정도 자라면 암캐들도 복실이만큼은 큽니다.”


     “그럼, 풍산개들이 다 크면 체형은 어떻게 됩니까? 근육상태 같은 것이요!”

     “복실이도 잘 키우셨는데, 특히 풍산개 수컷들은 다 크고 나면 몸이 어마어마합니다.”


     “복실이도 어릴 때부터 운동을 많이 시켜서, 다른 풍산개들보다는 체형이나 근육상태가 상당히 잘 발달되었다고 보는데, 복실이하고 비교하면 어느 정도지요?”


     “복실이는 게임도 안 됩니다.”

     “복실이가 게임도 안 된다고요?”


그러자 산사람 선배가 복실이 앞다리 근육과 가슴부분을 직접 만지면서,


     “풍산개들은 암놈하고 수놈하고 차이가 많이 나는데, 저희가 키운 산이하고 다른 수컷 한 마리는 이 앞다리 가슴 부위 근육이 어마어마하게 굵었습니다.”


     “지금 복실이 이 근육상태가 게임이 안 될 정도로요?”

     “20개월밖에 안 됐으면 복실이는 저희가 키운 산이 컸을 때 비교하면, 애기지요!”


     “그 정도였어요?”


     “저희는 산에서만 사는 게 생활이었고, 그 개들도 저희하고 같이 뛰어다니면서 살았으니까, 일반인들이 키우는 개들하고는 비교가 안 됐지요!”


그래서 저는 대형 풍산개들이 존재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지요.

 

복실이 20개월 때- 2015.10.10. 촬영



     “산에서 풍산개들을 데리고 사셨으면, 사냥도 시켰습니까?”

     “사냥 많이 시켰지요!”

     “풍산개들이 진짜로 사냥을 잘 하던가요?”

     “풍산개들 사냥하는 것 보면 어마어마합니다!”


     “어느 정도로요?”

     “풍산개들은 풀어놓으면, 지들끼리 가서 멧돼지 잡아요”

     “멧돼지를 잡는다고요?”

     “자기들끼리 멧돼지를 잡는다니까요!”

     “그게 정말로 가능합니까?”


     “풍산개 수컷들은 다 크면 덩치가 엄청나게 커지고, 앞 다리하고 가슴에 엄청난 근육이 생기면서, 목도 굵어지고 머리도 커지고... 힘이 워낙 좋고 이빨로 무는 힘도 강해서 자기들끼리 멧돼지 잡습니다.”


     “그런 사냥을 많이 하셨다고요?”

     “많이 했지요. 풍산개들이 멧돼지 잡는 것 보면 엄청나게 사나워져요. 완전 늑대로 돌변합니다. 야생 늑대로!


     “그러면 키우시던 풍산개 수컷들은 머리도 복실이보다 훨씬 커졌겠네요?”


     “머리뿐만 아니라 목도 복실이보다 훨씬 더 굵어지고! 앞다리 앞가슴 근육이 완전 야생 늑대 만큼 발달을 했는데, 저희가 키우던 산이하고 다른 수컷 한 마리에 비하면 복실이는 아직 애기라니까요!”


     “복실이하고 비교해도 그 정도 차이가 난다는 말씀이지요?”

     “풍산개들은 산에서 키워야 본래 모습이 나오는 것 같더라고요!”

 

복실이 10개월 때-  2015.1.9. 촬영



그래서 제가 완전히 성장한 풍산개들의 인상이 궁금해졌습니다. 

 

     “그러면 풍산개들이 다 크면 얼굴이 험악해집니까?”


     “아니지요, 풍산개들이 사냥할 때는 그렇게 사나워질 수가 없는데, 완전 맹수로 돌변하는데! 사람하고 있을 때는 인상이 또 그렇게 선해 보일 수가 없습니다.”


     “그 산이란 개는 커서도 잘 생겼었어요?”

     “산이는 정말로 잘 생겼었습니다.”

     “복실이가 그 산이를 닮았다면서요?”


그러자 선배 산사람이 복실이 얼굴을 직접 만지면서,


     “이 눈매하고 얼굴 전체적인 분위기는 복실이하고 거의 똑 같았는데, 복실이는 지금 주둥이가 짧은 편이잖아요?”

     “예, 복실이는 주둥이가 짧은 편이지요.”

     “저희 산이는 복실이하고 비교할 때 주둥이가 약간 더 길면서도 정말로 잘 생겼었습니다.”


그때 후배인 상복이가 나서면서,


     “저희 부대원들이 그 풍산개들 다섯 마리를 정말로 아끼고 좋아했는데, 그 중에서도 저뿐만 아니라 저희 부대원들이 산이를 제일 좋아했습니다.”


그런데, 그 개들이 왜 죽었는지 궁금했습니다. 제가 알기로 풍산개들은 15년에서 20년 정도 산다고 들었는데, 그 개들은 7~8년 살고 다 죽었다고 해서요.


     “그런데 그 풍산개들이 왜 다 죽었어요?”


그러자 선배 산사람이,


     “산이가... 사람을 물어서..... 죽였어요!...”

     “산이란 개가 사람을 물었다고요?”

     “..예에...”


     “그렇게 오랫동안 키우셨는데, 풍산개가 사람을 물어요?”

     “때리니까... 물었어요...”

     “개를 때렸어요?”

     “저희 선배 한 명이 발로 차는 것을, 산이가 그 발을 물어버렸어요!...”


     “그 정도 풍산개가 발을 물었으면 큰 사고가 났겠네요?”

     “그건 아니고요, 그 때 그 선배가 군화를 신고 있어서 괜찮았는데... 죽였습니다...”


그때 상복이가 나서서 더 설명하기를,


     “그 선배가 그때 산이를 많이 괴롭혔는데, 산이를 자꾸 때리니까, 산이가 참다가 발을 물어버려서.... 권총으로 쏴서 죽였습니다!...”


두 사람 이야기 중에 안타까움이 많이 묻어났는데, 그 선배란 사람에 대해 원망도 같이 느껴지더군요.


     “그럼, 나머지 네 마리 풍산개들은요?”

     “그 애들도 그 이후로 얼마 안 있어서... 다 죽였습니다!...”


상복이가 더 설명하기를,


     “나머지 개들도 다 총으로 쏴서 죽였습니다...”

     “나머지 개들도 총으로 죽였다고요?"

     "예... 그리고 그 이후에 진도개 세 마리를 키웠지요..."


그러면서 두 사람이 잠깐 회한에 잠겨서,


     “.... 그때가 지금부터 7~8년 전이란 말씀이지요?”

     “예에...”


그 이야기를 하면서 두 사람이 마음이 많이 안 좋아 보여, 더 이상 그 이유를 묻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화재를 바꾸어,


     “지금까지 들어보니까, 풍산개 수컷 두 마리하고 암컷 3마리를 7년 정도 키우셨으면... 새끼들도 여러 번 낳았겠네요?”


     “암놈들이 세 마리 있어서, 새끼도 많이 낳았지요!”

     “그럼, 그 강아지들은 어떻게 하셨는데요?”

     “다 분양을 해줬지요”


     “분양을 하셨다고요?”

     “부대 안에 풍산개들이 다섯 마리나 있고 다른 개들도 여러 마리 있는데, 부대 안에서 다 키울 수가 없잖아요!”


     “그 풍산개 강아지들을 누구한테 분양을 해주셨는데요?”

     “저희 부대 출신 선배님들이나 후배들한테 분양을 해줬습니다.”


     “와아~ 풍산개 마니아들 들으면 이것은 엄청난 소식인데요?”

     “왜요?”

     “풍산개 동호회에서는 지금도 진짜 풍산개 찾아내려고 난리가 아니거든요!”


그랬더니, 상복이가 또 나서서 설명하기를,


     “풍산개 암놈이 새끼 낳는다고 하면, 저희 선배님들도 기다렸다가 받아가기도 하시고, 개 좋아하는 후배들도 많이 받아갔습니다.”


     “그러면, 숫놈 두 마리에 암놈 세 마리가 몇 년을 낳았으면?... 전국적으로 그 개들이 지금 상당히 많이 퍼져 있겠네요?”

     “잘 키웠으면 그렇겠지요...”


     “그 정도 같으면 일반인들한테도 알려졌을 것인데, 그게 왜 아직까지 안 알려졌지요?”

     “저희 부대원 출신들은 부대 안에서 있었던 일들은 아예 입 밖에 안 내니까요.”


그래서 저는 중부전선 산사람들 부대에서 분양된 풍산개들이 전국으로 흩어졌는데, 그 부대원 출신들이 그것을 공개하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하게 되었지요.


     “오늘 제가 풍산개 관련해서 엄청난 이야기를 들은 것 같습니다.”


그러자 후배인 상복이가,


     “선생님도 복실이를 참 잘 키우셨는데, 덕분에 오늘 우리 산이 생각을 많이 하게 됐네요.”


그리고  두 사람이 감회에 젖은 듯 복실이를 어루만지고 있는데, 같은 테이블에 앉아 있던 남자 한 명하고 초등학교 1학년 정도의 여자 아이 한 명하고 고등학생 쯤 보이는 여학생 한 명도 나와서 복실이 옆으로 왔습니다. 초등학교 1학년 쯤 여자 아이는 선배 산사람의 딸이었고, 고등학생 쯤 보이는 여학생은 새로 나온 남자의 조카였습니다.


초등학교 1학년 쯤 딸이 아빠에게 묻습니다.


     “아빠, 그게 무슨 개야?”

     “풍산개란다!”

     “풍산개가 어떤 갠데?”

     “호랑이도 잡는 엄청 무서운 개야!”


     “그런데 아빠는 안 무서워?”

     “풍산개가 사람한테는 착해!”

     “아빠, 나도 만져 봐도 돼?”

     “어어, 만져 봐. 이름이 복실이라고 하니까, 복실이 이름 먼저 불러주고 만져.”


그래서 아이들도 복실이를 만져보게 되었지요.


     “아빠도 옛날에 삼촌들하고 같이 있을 때, 복실이보다 더 큰 풍산개들 키웠다.”

     “삼촌 진짜야?”

     “어어! 아빠하고 삼촌들도 복실이보다 더 큰 풍산개들 다섯 마리나 키웠어.”


그러다가 복실이가 일어나서 옆에서 왔다갔다 꼬리를 흔들면서 기다리고 있던 탱크한테 다가가서, 복실이하고 탱크가 다시 뛰어다니면서 뒹굴기 시작했고, 여러 사람들이 정겹게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상복이 너는 그만 들어가서 다시 자리에 합석해라.”

     “알겠습니다, 선배님!”


선배 산사람이 후배를 불러서 자기들이 정말로 풍산개 다섯 마리를 키웠다는 것을 저한테 확인시켜주기 위해 배려를 해준 것이었지요. 


상복이가 들어가면서,


     “선생님, 앞으로도 복실이 잘 키워주십시오!”

     “아이고, 오늘 너무 감사합니다.”


그리고 저하고 선배 산사람은 끝집 앞 방파제 둑에 앉아 담배를 피면서 복실이하고 탱크 노는 것을 계속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선생님은 무슨 사유로 풍산개를 키우게 되셨어요?”


     “제가 부산 다대포에 지하 1층 지상 9층 건물 짓는데 일을 해주고, 큰 돈을 못 받고 있다가, 그 건물이 경매에 넘어갔고! 그래서 2012년 12월 6일부터 2014년 12월 23일까지 그 건물을 점유하여 유치권 행사를 하게 되었는데, 처음에는 군대 갔다 온 휴학생들을 아무 할 일없이 만약에 사고가 났을 때 지켜보고 있다가 증인만 되어주라는 조건으로 한 달에 120만 원씩 주고 6개월 정도를 데리고 있다가... 사정이 안 되어 휴학생들을 내보내고 혼자서 건물을 지키다가, 경비견 겸 경호견으로 키우려고 풍산개 강아지 한 마리를 분양받게 됐지요!... 풍산개가 충직하고 싸움을 잘한다고 해서요!.....”




그러면서 제가

복실이를 키우게 된 사정 이야기를 들려주었지요.


풍산개를 진짜로 풍산개 같이 키워보신 분들하고 이야기를 하니까, 이야기가 정말로 잘 통하더군요.  산에서 풍산개를 오랫 동안 키웠다는 산사람은 '풍산개가 풍산개 다우려면 산에서 키워야 한다.'고 강조를 많이 했고요.


그러다가 제가 산사람들을 만난 지 한 시간쯤 됐을까, 그만 가봐야한다고 했습니다.


     “선생님 덕분에 오랜만에 풍산개를 봐서 너무 즐거웠고, 좋은 말씀 많이 들었습니다.

     “덕분에, 제가 오늘 너무 좋은 이야기들을 많이 들었습니다.”


선배 산사람이 악수를 청해서 악수를 했는데, 손 마디가 그렇게 굵지는 않았지만 손바닥에 에너지가 넘치는 손이었습니다. 그리고는 산사람들이 복실이한테도 잘 살라고 하면서, 선배 산사람은 자기 딸을 한 팔에 안고 방파제 입구에 주차해놓은 자기 승용차로 향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