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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실이 이웃사촌

배말 따개비 삿갓조개.. 배말탕

 

 

[배말이 먹고 싶어서.. 배말 좀 잡아왔네요..]

 








올해도 기장에서 태풍 오기 전까지 다시마 작업을 했는데..

다시마 작업 동안 얼마나 일이 힘들었던지

다시마 작업을 끝내고도 장마철에 끙끙 앓다가 입맛을 잃어버려서

입맛을 살려야겠다고 생각하는데... 배말이 땡기는것 있지요!


그래서 옆에 흥수 형님 집에 우산 갖다주러 가서 "입맛 없어서 배말이 먹고 싶은데, 배말 좀 따다 먹읍시다!" 하였더니, 그 형님도 "안그래도 나도 배말이 땡겨서, 너한테 전화하려던 참인데 우째 이라고 맘이 통하냐?"고 하여, "배말 많이 붙어 있는데 아시냐?" 물으니, "동굴 앞에 가면 엄청나게 붙어 있을 것이다."고 하여, "일박이일하고 삼시세끼 방송 탄 이후로는 낚시꾼 드나드는 곳이나 해녀들 올라갈 수 있는 곳이면 벌써 손 탔을 것"이라고 하였더니, "거기는 군부대 철조망 아래라 낚시꾼들 못 들어가는 자리라 틀림없이 있을 것이다. 전에 우글우글 하는 것을 봤으니까, 바로 가자!"고 하여, 세 명이서 배 타고 갯바위 험한 배말 따러 갔네요.


그런데, 세 명이나 배를 타고 나가서 한 명은 배 지키고 있고 흥수형님하고 나하고 둘이서 갯바위에 내렸더니... 씨부랄 잔챙이들만 남겨놓고 큰놈들은 누가 다 따가버린 것 있지요. 그래서 설마 우리 먹을 것은 없을라고 하고 주변 갯바위들까지 타고다녀봐도 50원짜리 동전 크기의 배말씨들은 많이 붙어 있는데 진짜로 100원짜리보다 큰 것들은 찾아보기도 힘드네요.


아! 신부랄...

먼저 온 인간들이 따가도 정도껏 따 갔어야지!


배말이 원래 4Cm 정도는 커야 씹을 것이 있고, 최소한 3Cm는 넘어가야 된장국을 끓여도 씹히는 것이 있는데... 세상에 신발끈들 진짜로 씨만 남겨놓고 다 따가부렀네.


배말이 1년에 1Cm, 2년에 2Cm, 3년에 3Cm 정도까지는 잘 크는데, 3년 넘어가면 엄청나게 안 큽니다. 배말이 먹을만하게 컸다고 하면 4Cm는 넘어야 하는데, 4Cm가 넘어가는 배말들은 최소한 4~5년 이상 큰 것들이라고 봐야 합니다.


그런데, 배타고 들어와서까지 배말을 잡아갔다는 사람들이라면 최소한 3.5Cm 이상 것들만 잡아가야 내년에 다시 와서도 또 잡아갈 것이 있는데, 200원짜리 동전보다 더 큰놈들은 싸그리 잡아가버렸다는 것은 최소한 2~3년 후에 다시 와야 잡아먹을 것이 있다는 뜻입니다.


아무리 갯바위에 붙어 있는 것들이라고 해도 사람들이 양심이 있어야지, 그래서 같이 씨부렁씨부렁거리다가 배 다시 불러서 "형님 내가 아는데, 갑시다!" 하였더니, "달리 봐놓은데 있냐"고 하여, "낚시꾼들 못들어가고 해녀들 손 안 닿는데 가면 있습니다." 하여.... 그곳을 찾아갔더니, 거기는 그나마 남아있는 배말들이 있어서, 고동하고 군부(군벗)하고 합해서 2Kg 정도를 따왔네요.


그리고 두 사람이 잡은 것들을 합해서, 그 형님 집에서 삶아서, 배말은 알맹이만 건져내고 고동들은 알맹이 빼내고, 군벗(군부)는 껍질 벗겨서... 그 형수가 죽을 끓였는데, 아 맛있게 먹었습니다.


청사포 여기서는, 옛날에 가난했던 시기에 물빠질 때 틈만나면 아줌마들이 갯바위에 나가 따개비(경남 이북 동해안 쪽에서는 배말을 따개비라고 함)를 따와서 된장국에 넣어 끓여먹었고, 배타고 나가서 좀 많이 잡아올 때는 죽을 끓여먹었다는데, 청사포에서 따개비죽은 전복죽 같은 죽이 아니라 시레기 넣고 삶아서 녹말가루 좀 풀고 방아잎을 넣어서 끊이는 죽인데, 미더덕찜이나 아구찜 비슷하게 걸죽하니... 처음 먹어보는데, 엄청 맛있게 먹었습니다.


이 댁에서도 이런 배말죽은 몇 년만에 해먹어보는 것이라고 하여, 큰 냄비에 한솥 끓여서 동네 어른들까지 오시게 하여 같이 드시는데... 청사포 여기 갯가 사람들도 배말을 맛만큼은 엄청 높게 평가합니다. 전복보다 더 맛있는 것이 따개비라고!




 


그런데, 며칠 지나고 나니까 배말이 또 땡기네요.

배말 그 자체의 그대로의 맛이!


그래서 물때를 기다리다가

이번에는 혼자서 배말을 잡으러 갔네요.

마을 근처에는 없으니까... 아주 멀리 간 것입니다.

낚시꾼도 못들어가고 해녀들 손도 안닿는 곳으로요.


그리고 하루 물때에 이렇게 잡아왔습니다.



굵은 놈들만 잡는다고 잡았는데..

하루 한 물 때 잡은 량이 1.5Kg 정도 됩니다.



크기를 자로 재보니

4~4.5Cm 정도 됩니다.



500원짜리 동전 지름이 26.5Cm인데

제일 큰 배말을 긴 방향으로 재봐도 5Cm 넘어가는 놈이 없네요.

 



배말은 갯바위에 달라붙어 사는 놈들이라 물이 없이도 하루 이상 살아있는데

잡아온 배말을 도마같이 납작한 곳에 붙이면 배말들이 1~2분만 있으면 딱 달라붙습니다.

그때 쑤세미로 등짝을 밀면 깨끗하게 닦아낼 수 있답니다.



그리고, 쑤세미로 등짝을 밀어준 다음

도마를 수도 꼭지 아래 두고 수돗물을 틀어주면...

바닷물에 사는 놈들이라 민물을 맞으면 그냥 떨어진답니다.

그때 도마를 넓은 그릇에 받치고 배말을 떼어내면 쉽게 떨어지는 것이지요.



그러면 배말들이 민물을 맞아서 살이 오그라지는데

이때 잽싸게 행궈주면 배말들이 살 속까지 깨끗하게 목욕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때 중요한 것은 수돗물에 배말을 오래 담가두면 안두고

한두 번만 잽싸게 행궈내는 것으로 끝내야 합니다.

너무 오래 씻어버리면 배말이 삶아진 후에도 싱거워져서 맛없어요.





그러면 배말이 등짝도 깨끗해졌고

속살도 깨끗하게 씻겨진 것이지요.


배말은 물이 맑고 파도가 심한 깊은 바다의 갯바위에 붙어 사는 놈들로

파도가 적시는 갯바위의 이끼류(돌말)를 먹고 사는 놈들이라

살 속에 찌거기가 거의 없는데...

등짝만 깨끗히 씻어낸 다음 이렇게만 해도 그 속까지 깨끗하게 씻어내는 것입니다.


그리고 한번 민물을 맞아으면 바로 삶아야 합니다. 일단 수돗물에 닿았으면, 보관을 하시더라도 삶은 후에 그 알멩이만 급냉을 시켜야 합니다. 안 그러면, 조개류라 금방 부패됩니다.




배말의 요리방법에 대해서 말씀드리면


    - 제일 흔하게 먹는 방법이, 된장국에 넣어서 같이 끊여먹는 방법입니다. 옛날부터 갯바위가 있는 갯마을에서 물때 맞춰 배말을 따와 먹는 방법인데, 배말을 된장국에 넣으면 이른 봄철에 쑥국이나 냉이국처럼 향긋한 향이 난답니다. 이런 배말들은 잔챙이 배말들입니다. 마을주민들이 수시로 따내서 마을 앞에는 큰 놈들이 없어요.


    - 라면을 끓일 때, 같이 넣어도 라면 맛이 아주 훌륭해지고요.


    - 그리고 굵은 배말들을 좀 많이 잡았다 싶으면, 그냥 먹어버리기 아까우니까, 전복죽 같이 죽을 끓여서 먹으면 금상첨화고요. 4Cm 정도 넘어가는 배말로 전복죽 같이 죽을 끓이면 배말죽이 전복죽보다 훨씬 더 맛있습니다.


    - 그리고 배말의 진짜 맛을 보려면 홍합탕처럼 탕을 끓여먹는 방법입니다.



저도 이 배말탕이 땡겨서 이렇게 배말을 잡아온 것인데..

바닷가 남자들 경우 이렇게 해서 소주 안주로 많이 먹는데...

이것이 그냥 끓여놓은 배말탕입니다.




 

    - 위에서 설명한 바와 같이 깨끗하게 배말을 씻었으면, 배말을 폭이 좁고 높이가 높은 냄비에 넣고 배말이 잠길 정도로만 물을 붓습니다. 이때, 물을 너무 많이 부어버리면 국물이 덜 진해지니까요.


    - 그리고 땡초 한 개만 잘게 썰어서 넣고, 마늘 한쪽이나 반쪽만 찧어서 넣습니다. 더 이상의 양념은 안 넣습니다. 배말의 진미는 그 향에 있는데, 배말의 향을 낮추거나 섞어버릴 수 있는 양념은 전혀 안 넣는 것입니다. 


    - 그리고 센 불로 끓이면 금방 끓는데, 불 조절을 하면서 2~3분 정도 끓이다가 간을 봐서, 약간 싱겁다 싶으면 천일염 굵은 소금을 아주 약간만 넣어서 간을 맞춥니다. 배말 자체에 짠 기가 있기 때문에 소금을 안 넣을 수도 있는데, 싱겁다 싶으면 아주 쪼금만 넣어요. 밥하고 먹으면 싱거울 정도로. 그래야 배말 알멩이를 씹으면서 같이 국물을 떠먹을 수 있거든요.


    - 그리고 국물이 충분히 우러나왔다 싶으면 바로 불을 꺼버립니다. 오래 끓이면 배말 알갱이가 쫄아들면서 찔겨지거든요.



요리라고 할 것도 없이,

그냥 배말을 깨끗이 씻어서 냉초 하나 넣고

마늘 한쪽 넣어서 끓이는 것으로 끝나는데,


이 요리 방법이 갯바위가 있는 바닷가에서 배말을 많이 먹어본 사람들이

배말을 가장 진하게 먹는 방법이랍니다.



여기에 소주 한 잔 곁들이면... 더 할나위 없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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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출처: http://blog.daum.net/yongha36/557459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