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토종개들 자료

개의 모색(털색깔) 유전

(펌글입니다. 원 글쓴이가 개꾼들한테 휘말리기 싫다고 출처 밝히지 말라고 해서 안 밝힙니다.)

 

 

 

 

개인적으로

개의 모색은 모색일 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는 것이

제 소견임을 미리 밝히고 이야기를 시작하겠습니다.

 

개판에서는 옛부터 개의 모색에 과도한 의미를 부여하는 오랜 전통(?)이 있어왔으며 아주 초딩적인 발상으로 어떤 모색의 개는 좋은 개 어떤 모색의 개는 나쁜 개라는 이론부터, 모색을 가지고 성품을 판단하여 특정 모색은 사냥을 잘하고 특정 모색은 집을 잘 지키고 특정 모색은 싸움을 잘하고 등등에, 최근에는 모색을 가지고 순잡 구별까지 하는 개 사기꾼들이 판을 치는 세상이라 예전부터 한번 모색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까 말까 많이 망설였던 주제입니다.

 

유전학이란 학문 자체가 대단히 복잡하고 어려운 내용이라 포스팅으로 다루어봤자 아무도 끝까지 읽어보지 않을 것이 뻔한데다 더우기 개의 모색 유전은 고교 생물 시간에 배우는 멘델의 완두콩 이론과는 차원이 다른 난해함과 복잡함을 자랑하는 이론이라 이걸 쉽게 풀어서 쓴다고 써봐야 누가 과연 이걸 보고 이해할 것인가 하는 것이 포스팅을 망설인 첫번째 이유이고, 두번째 이유는 아무리 세상에서 제일 쓸데없는 잉여이자 하라는 공부는 안하고 이상한 잡지식만 줄줄이 외우고 있는 덕후인 저라도 개의 모색 유전은 그 내용을 완전히 이해했다고 장담하기 어렵기에 잘못된 정보를 퍼트리는 것이 아닌가 하는 걱정이 앞섰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모색을 가지고 사기를 치는 개사기꾼들의 짓거리를 더는 두고볼 수 없다 싶어 최대한 어려운 내용은 배제하고 쉬운 예시만 가지고 한번 포스팅에 도전해 보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기본적으로 개의 모색에 관여하는 유전자는 약 12개 정도가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품종에 상관없이 개는 이 12가지의 유전자를 모두 가지고 있으며 이 12가지 유전자의 조합에 의해서 단일 개체 하나하나의 모색이 결정됩니다. 이 12가지 유전자는 모색 결정에 있어서 각자의 역할이 조금씩 다른데 크게 세가지 정도로 1차 분류할 수 있습니다.

 

 

 

1-1. A Locus, K Locus, E Locus

요 세가지 유전자는 페오멜라닌(Phaeomelanin)과 유멜라닌(Eumelanin)의 분포를 결정하여 개의 기초 모색과 패턴을 그리는 역할을 합니다.

 

1-2. B Locus, C Locus, D Locus, G Locus, H Locus, I Locus, M Locus

요 일곱가지 유전자는 A,K,E 세가지가 이미 그려놓은 모색 기본에 색조를 좀더 돋보이게 해주는 역할을 합니다. 쉬운 말로 동일 색이라도 진한 색조와 옅은 색조, 어두운 색조와 밝은 색조를 이녀석들이 결정하며, 어려운 말로는 페오멜라닌(Phaeomelanin)과 유멜라닌(Eumelanin)의 강도에 영향을 주게 됩니다.

 

1-3. S Locus, T Locus

요 두가지 유전자는 앞에 일곱가지 유전자들이 열심히 그려놓은 색깔에 마지막으로 한번 더 패턴을 입히는 역할을 합니다. 흔히 볼수 있는 흰색 반점이나 온몸에 퍼지는 점박이 무늬를 결정하는 녀석들입니다.

 

 

자, 이제 이 기초 상식을 바탕으로 진짜 어려운 이야기를 시작해 보겠습니다. 다시 한번 누누히 말씀드리지만 정말 어렵고 복잡한 내용입니다. 보고 도저히 이해가 안된다고 본인이 돌대가리인게 절대 아니며, 제가 대충 어디서 퍼온 내용 가지고 사기치는 것도 아닙니다 (이건 솔직히 그럴 수도 있겠는데??).

 

 

2-1. A Locus

이 유전자위는 개 모색의 가장 기본을 담당하는 유전자입니다. 흑색을 담당하는 유멜라닌(Eumelanin)과 황색을 담당하는 페오멜라닌(Phaeomelanin)의 분포가 이 유전자위에서 결정됩니다. 흑색과 황색의 분포에 따라 4가지의 대립형질이 존재하는데,

 

A-Locus 패턴 변화의 이해를 돕는 애니메이션

 

Ay (Sable) : 전신 황색 (일부 개체는 등, 꼬리, 귀 등에 흑색 있음)

aw (Wolf Grey) : 황색 바탕에 전체적으로 흑색이 퍼짐 (잿빛 모색)

at (Black & Tan) : Tan Point라고 불리는 곳에만 황색 (네눈박이 모색)

a (Recessive Black) : 전신 흑색

 

Sable

 

Wolf Grey

 

Black & Tan

 

Recessive Black

 

이 네가지 성질을 가진 대립 형질에 의해 1차적인 기본 모색이 결정됩니다. 설명한 순서는 해당 유전자의 우(Dominant)-열(Recessive) 순서로 황색 모색이 최고 우성이며 흑색 모색이 제일 열성입니다. 즉, 동일한 모색을 가진 개라도 유전자는 여러가지 조합이 가능하다는 의미가 되는데 각각을 풀어 설명하면,

 

Sable(황색) - AyAy, Ayaw, Ayat, Aya

Wolf Grey(재색) - awaw, awat, awa

Black & Tan (네눈박이) - atat, ata

Recessive Black (흑색) - aa

 

이런 유전자 조합이 있다는 얘기가 됩니다. 이런 이유로 동일 모색의 개를 교배시켰을때에도 다른 모색의 강아지가 태어날 수 있는 것입니다. 이 기본 4가지 모색은 상호 간섭이 없는 독립 유전입니다. 따라서 개꾼들이 입만 열면 떠들어대는 탄이 부족한 황구나 백구에 네눈박이나 흑구를 교배시키면 더 좋은 모색의 강아지나 나온다거나, 흑구와 백구를 교배시켜야 네눈박이가 태어날 수 있다는 소리가 얼마나 과학적으로 근거없는 개소리인지를 아셔야 합니다.

 

그래도 같은 모색이라도 좀더 진한 녀석과 좀 옅은 녀석이 있는데 그건 뭐지라고 생각하시겠지만 그건 색조의 강약을 조절하는 다른 모색 유전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며 서두르지 말고 다음 내용을 차근차근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2-2. E Locus

앞에서 설명한대로 A-Locus에서 기본 흑색과 황색의 조합 패턴이 결정되면 이번 유전자위에서는 유전자 조합에 따라서 A-Locus에서 만들어낸 모색에 추가로 Masks/Recessive Red 라고 불리는 작업을 하게 됩니다. 설명 순서는 마찬가지로 해당 대립형질의 우(Dominant)-열(Recessive) 순서입니다.

 

Em (Masks) : 주둥이, 귀, 앞가슴, 꼬리 등에 흑색을 더함

Eg / Eh(Grizzle/Domino) : 특정 품종에서만 나타나는 현상

E (Normal Extension) : 아무 짓도 안함

e (Recessive Red) : 모든 유멜라닌(Eumelanin)을 페오멜라닌(Phaeomelanin)으로 전환시킴. 즉, A-Locus에서 결정된 어떤 모색이라도 전신의 모색이 황색으로 바뀜.

 

Sable with Masks

 

Black & Tan with Masks

 

Recessive Red

 

여기서 한가지 또 개꾼들이 떠드는 네눈박이 중에서도 얼굴과 앞가슴에 황색 모색이 적은 개체야말로 순혈에 가까운 네눈박이다라는 소리가 개소리임을 알 수 있습니다. 과학적인 분석은 Em 유전자가 간섭(EmEm, EmE, Eme)을 해서 원래 황색이어야할 부분에 검은 덧칠을 한 것에 불과합니다. 가끔 볼 수 있는 주둥이가 검은 황구도 마찬가지 이유로 태어나는 것입니다.

 

 

2-3. K Locus

A,E-Locus에서 열심히 흑색과 황색을 조합해 놓으면 이번 유전자위에서는 거기에다 추가로 유전자 조합에 따라 흑색/블린들 무늬를 입히는 작업을 합니다. 설명 순서는 마찬가지로 해당 대립형질의 우(Dominant)-열(Recessive) 순서입니다.

 

K (Solid Black) : 기존 모색에 상관없이 전신을 흑색으로 다시 칠함

Kbr(Brindle) : 기존 모색에서 황색 부분에 검은 줄무늬를 만듬

k (Non- Solid Black) : 아무 짓도 안함

 

Blindle

 

황구와 이 Kbr 유전자가 만났을 때 (KbrKbr, Kbrk), 바로 호구라고 불리는 모색이 탄생하는 것이며 모든 페오멜라닌(Phaeomelanin)에 작용하기 때문에 aw, at 의 황색부분에도 블린들 무늬를 만들 수 있습니다.

 

이렇게 세가지 유전자위에서 모색의 기초 스케치가 끝나고 다음에 설명할 유전자위에서는 이 기초 스케치 위에 뭔가를 입히는 작업을 하게 됩니다. 색조를 더 진하게 한다거나 좀 연하게 만들거나, 아예 밝기를 최고조로 높여서 흰색을 만들거나, 바둑이 무늬 Patch를 입히거나 하는 등의 모색 보정 작업이 이어지게 됩니다.

 

 

3-1. B Locus

유멜라닌(Eumelanin)의 색깔(Color)을 조정하는 작업을 합니다. 유멜라닌(Eumelanin)은 기본 흑색을 만드는 역할을 하는데 이 유전자위에서 색깔에 영향을 받아 흑색이 Liver라고 불리는 적색계열의 색깔로 바뀌게 됩니다. 설명 순서는 마찬가지로 해당 대립형질의 우(Dominant)-열(Recessive) 순서입니다.

 

B (Normal) : 기존의 흑색을 유지

b (Liver) : Black → Liver

 

Liver

 

Black & Tan with Liver

 

이곳 유전자위에서 b 유전자의 영향을 받게 되면 (bb), 기존 흑색과 황색의 모색 중에서 흑색의 색깔이 Liver라는 적색계열, 즉 초콜릿 색으로 바뀌게 됩니다. B 유전자가 영향을 주면 (BB, Bb), 모색의 변화는 없습니다.

 

 

3-2. D Locus

유멜라닌(Eumelanin)의 강도(Intensity)을 조정하는 작업을 합니다. 이곳 유전자위에서의 영향에 따라 흑색은 청회색으로, 초콜릿색은 Isabella 또는 Lilac이라고 불리는 밝은 회색 내지는 밝은 갈색으로 바뀌게 됩니다. 설명 순서는 마찬가지로 해당 대립형질의 우(Dominant)-열(Recessive) 순서입니다.

 

D (Non-Dilute) : 기존의 Black/Liver 유지

d (Dilute) : Black/Liver → Blue/Isabella

 

Blue

 

Isabella

 

 

3-3. M Locus

유멜라닌(Eumelanin)의 강도(Intensity)를 조정하는 작업을 합니다. 이 유전자위에서의 영향에 의해 흑색 모색 전체가 아니라 일부분만 좀더 밝은 색으로 Patch된다고 하는데 여기서 흔히 얘기하는 바둑이 무늬가 만들어지게 됩니다. 설명 순서는 마찬가지로 해당 대립형질의 우(Dominant)-열(Recessive) 순서입니다.

 

M (Merle) : 모색의 특정 부분을 밝은 색깔로 전환

m (Non-Merle) : 변화 없음

 

이 대립형질에서는 약간 흥미로운 부분이 있는데 바로 M 유전자가 모색 변환을 일으키는 우성형질이지만 MM과 Mm의 차이가 있다는 점입니다. Double Merle이라고 불리는 MM 유전자 조합이 이루어지면 대부분의 모색이 백색으로 변화되는 현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Merle

 

Double Merle

 

 

3-4. H Locus

Merle을 여러가지 형태로 한번 더 바꾸어 주는 유전자위 입니다. 귀찮은 관계로 더이상의 자세한 설명의 생략합니다.

 

뭐 대충 이런거...

 

 

3-5. I Locus

페오멜라닌(Phaeomelanin)의 양(Richness)을 조절하는 역할을 합니다. 이 유전자위의 대립형질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없으며 페오멜라닌(Phaeomelanin), 즉 황색의 밝기를 조절하여 흰색으로 바꾸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아직 세부적인 내용이 밝혀지지 않아서 이 유전자위의 영향으로 Sable 모색이 Solid White라고 불리는 백구의 모색으로 변하는 것으로 짐작할 따름입니다. 한가지 더 이곳 유전자위에서 나타나는 현상이 바로 "이백(裏白, Urajiro)"이라고 불리는 모색을 만들어 내는 것입니다.

 

Solid White

 

이백(裏白, Urajiro)

 

 

3-6. C Locus

이 유전자위에서 발생하는 돌연변이에 의해 바로 알비노 개체가 만들어지며 아직까지 해당 유전자위에 대한 세부적인 연구 성과는 없습니다.

 

알비노

 

 

3-7. G Locus

유멜라닌(Eumelanin)의 강도(Intensity)를 유지하는 역할을 합니다. 이곳 유전자위에서의 영향에 따라 시간이 지남에 따라 어두운 색이 밝은 색으로 변하는 현상이 생깁니다. 흔히 말하는 강아지때는 시꺼맸는데 크면서 색이 빠졌다라고 말하는 현상이 바로 이곳 유전자위에서 생기는 현상입니다. 설명 순서는 마찬가지로 해당 대립형질의 우(Dominant)-열(Recessive) 순서입니다.

 

G (Progressive Greying) : Dark Color → Light

g (Normal) : 변함없음

 

최초 세가지 유전자위에서 모색의 기초 스케치가 끝내고 그리고 여러가지 색조 보정작업을 마쳤습니다. 이렇게 끝이 아니라 다른 두개의 유전자위에서 한번 더 마지막 마무리 작업을 거치게 됩니다.

 

 

4-1. S Locus

White Spotting이라고 불리는 흰색 반점을 그려주는 작업을 합니다. 대립형질에 따라 온몸에 커다란 흰색 무늬를 그리는 경우도 있고 주둥이, 발, 앞가슴, 꼬리에 작은 흰색 점을 남기는 경우도 있습니다. 설명 순서는 마찬가지로 해당 대립형질의 우(Dominant)-열(Recessive) 순서입니다.

 

S (No white) : 흰색 반점 없음

sp(Piebald) : 전신의 절반 이상에 커다란 흰색 무늬를 만듬

si(Irish spotting) : 주둥이, 앞가슴, 발끝, 꼬리에 흰색 반점을 만듬

 

Piebald

 

Irish spotting

 

 

4-2. T Locus

색소의 분포를 결정합니다. 대립형질에 따라 흰색 바탕에 유색 반점을 찍어주거나 반점을 만들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흔히 말하는 달마시안 점박이가 이 유전자위의 작품입니다. 설명 순서는 마찬가지로 해당 대립형질의 우(Dominant)-열(Recessive) 순서입니다.

 

T (Ticking) : 흰색 바탕에 유색의 작은 얼룩이나 반점을 만듬

Tr(Roan) : Ticking 보다 좀더 얼룩이 빽빽함

t(No Ticking) : 얼룩 없음

 

Dalmatian Spots

 

Roan

 

 

 

그럼 지금까지 공부한 이론을 바탕으로 실전으로 들어가서 어떤 개의 유전자형을 보고 이 개가 과연 어떤 모색인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문) Ayat Bb dd eEm gg Hh kk mm SS Tt

답) 이건 미친짓이야 난 하지 않겠어

 

 

원서에 나와있는 모범 답안.

Ayat - one allele for tan points, and one for sable. Sable is dominant over tan points, so the dog will be sable.

Bb - one allele for liver and one for normal expression of eumelanin. So the dog will not have liver pigment, as the liver allele is recessive.

dd - two allele for dilution of eumelanin. So the dog will express blue eumelanin.

eEm - one allele for recessive red, one for a eumelanin mask. Mask is dominant over recessive red, so the dog will have a mask.

gg - two alleles for no greying. So the dog will not have greying.

Hh - one allele for harlequin, one for non-harlequin. So the dog will express harlequin if it is also merle.

kk - two alleles for non-solid black. So the dog will not be solid black and will express its A-locus alleles.

mm - two alleles for non-merle. So the dog will not be merle.

SS - two alleles for no white spotting. So the dog will have no white.

Tt - one allele for ticking, one for no ticking. So the dog will have some ticking.

 

 

그래서 여차저차해서 검정색 마스크를 가진 황구.

 

 

자, 마지막으로 정리하겠습니다.

 

 

 

개의 모색은,

흑색과 황색의 조합으로 우선 1차 가공한 뒤 (A)

황색에만 표적작용하는 유전자에 의해 황색이 Black, Brindle, White로 변환 (E, K, I)

흑색에만 표적작용하는 유전자에 의해 흑색이 Red, Liver, Blue, Isabella로 변환 (E, D, B)

흑색의 일부만이 더 밝은 색으로 변환 (M, H)

그리고 좀 특이한 변화를 겪기도 하고 (C, G)

마지막으로 흰색반점이나 점박이 무늬를 찍어줘서 (S, T)

최종 모색이 결정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