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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종개들 자료

과거 우리나라에 존재했던 개들

귀중한 자료가 있어서 복사해왔습니다.

작성일 : 2016.04.15. 13:43

 

 

 

 

 

[과거 우리나라에 존재했던 개들]

 

일전에 제가 한국의 토종개 중 제주개, 풍산개, 삽살개 이 세 종에 대한 포스팅을 쓰겠다고 하고 덮어 버린걸 기억하시는 분이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풍산개와 제주개까지 포스팅한 후 어디 얼마나 잘 아는 놈인지 전화 한번 하자는 수많은 쪽지가 날아왔고, 모 풍산개 단체로부터 명예훼손으로 고소하겠다는(...) 메일까지 받았습니다. 아무래도 부정적인 내용이 될 수밖에 없는 삽살개에 대한 포스팅은 그냥 안하는게 낫겠다는 결론을 내리고 토종개 시리즈는 그냥 그렇게 중단했습니다.

 

그때 이런저런 자료를 조사하면서 참 우리나라에는 개에 대한 기록이 너무 없다는 걸 다시 한 번 깨닫게 되었습니다. 개는 그냥 개일 뿐인 우리 선조들에게 우리나라에 어떤 개들이 살았었는지 그 이야기를 기대하는 건 무리겠지요. 그냥 사람과 관련된 개에 관한 미담이나 짧은 일화만 있을 뿐, 이 개는 어떻게 생겼고 어떤 성격이며 저 개는 어떻고 어쨌다는 그런 내용이 없다는 것이 대단히 아쉽다라고 밖에는 할 말이 없습니다.

 

이런저런 기록을 찾던 중 유일하게 발견한 개 자체에 대한 묘사, 단 세 줄의 문장, 이것을 가지고 좀 얘기를 해볼까 생각하던 중 바로 이 기록을 남겨주신 울프독님과 개인적으로 연락이 닿게 되어 인용을 좀 해도 되겠냐고 양해를 구하고 흔쾌히 허락을 받았습니다. (사실 그동안 울프독님 포스팅 그냥 가져다 쓴 게 한두 개가 아닌지라 그때 함께 이실직고하고 광명을 찾았습니다. 무단 불펌을 전혀 불쾌하게 생각하지 않고 웃어 넘겨주신 울프독님께 다시한번 감사드립니다.)

 

 

 

    한국의 개들은 꼭 개하고 이리를 섞어 놓은 것 같다.---

 

    대부분의 개들이 썰매를 끄는 크론다이크의 개와 마치 형제처럼 닮아있다.---

 

    그리고 허드슨 만에 사는 개와 비슷한 것도 있는데, 그러니까 크론다이크 개보다 조금 더 크고, 몸집이 더 있고, 힘이 더 세며, 털이 더 짧았다.

 

            - 울프독 블로그 "진돗개의 조상을 찾아서" 중에서 -

 

 

 

바로 동물문학의 거장 잭 런던(Jack London)러일전쟁 당시 종군기자로 한국에 왔을 때 남긴 기록에 남아있는 매우 짧지만 중요한 과거 우리나라에 존재했던 개들에 대한 묘사입니다.

 

울프독님께서는 이 짧은 기록에 대한 본인의 코멘트를 남기셨는데 바로 저 글에 존재하는 크론다이크의 개나 허드슨만의 개의 실체를 썰매개들, 그러니까 현재의 시베리안허스키, 알래스칸말라뮤트, 사모예드, 이런 녀석들의 초기 형태의 개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즉, 한국의 평안도 일대에는 그런 녀석들과 흡사한 개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혈통고정 이전 과거 알래스카 일대의 썰매개들 모습

 

 

 

 

 

 

 

현재 허드슨만 일대의 개들

 

 

 

 

 

그때는 이미 문호가 개방되었고 서양개들도 한국에 일부 들어왔다라고 볼 수 있으며 따라서 잭 런던이 한국에서 봤다는 개들은 보나마나 그 서양개들의 잡종이다라고 반박한다면... 적어도 잭 런던쯤 되는 사람이, 더구나 알래스카 일대의 썰매개에 대해서는 그 누구보다 전문가였을 잭 런던이 그게 유입된 서양개인지 한국 토종개인지를 설마 구별 못했을까라고 대답해 드리겠습니다.

 

 

 

폭풍간지 잭 런던 (Jack London, 1876 ~ 1916)

 

 

다만 저것이 인터넷 소설인지 진짜 잭 런던이 저런 기록을 남겼던 것이지 그게 자신이 없었는데 결국 잭 런던이 남긴 원문을 찾았습니다. 자신의 종군기 중 1904년 3월 12일에 평양에서 북쪽 50리쯤에 위치한 순안이란 곳에서 남긴 기록입니다.

 

 

종군기 전문 중에서

한국의 개를 소개한 그 부분을 발췌해 소개해드립니다.

 

 The Korean dog is a wolf-dog. Here and there will be found a strain of European stock, but through it all the wolf runs, and it is the wolf characteristics which predominate. The wolf has to predominate if the dog is to survive; for the Korean is Asiatic, and as such knows little of sympathy and kindness, and towards dumb beasts none at all. He eats his dogs, not only when he is hungry but when he wishes to titillate his stomach with a delicacy. Young dog in the spring is to him what spring lamb is to us, and old dog is just common, every day mutton.

 

그 한국개는 늑대개였다. 이곳저곳에서 유럽늑대의 혈통이 발견될 것이지만, 그 개체에게서는 모든 늑대의 형질이 발현되었고 그건 우성인 늑대 형질의 특성이다. 만약 그 개가 살아남으려면 반드시 늑대 형질이 지배적이어야 한다. 왜냐하면 한국은 아시아 국가이고 말 못하는 짐승들에게 그 어떤 자비와 친절도 없다. 그들은 배가 고플 때뿐만 아니라 뭔가 별미를 맛보고 싶을 때에도 개를 잡아먹는다. 그들에게 봄날의 어린 개는 우리가 먹는 어린 양고기와 같고, 그들에게 나이든 개는 우리가 매일 먹는 늙은 양고기와 같은 존재이다.

 

 

As like as peas are many of the dogs to the sled-dogs of the Klondike, and here in the deserted streets of Sunan may be duplicated all the slight differentiations of the Klondike breed. Here also is the prototype of the Hudson Bay dog, somewhat larger than the Klondike dog, heavier, chestier, and shorter-furred.

 

여기 순안의 사람 없는 거리의 많은 개들이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크론다이크의 썰매개들과 꼭 닮았다. 또한 이곳에는 허드슨 만의 개의 원형인 개가 있다. 크론다이크 개보다 다소 크고, 무겁고, 가슴부위가 좋지 않고, 짧은 털을 가지고 있다.

 

            - 잭 런던 (Jack London)의 러일전쟁 종군기 중에서 -

 

 

 

 

앞 문단의 내용이 너무 모호해서 제 영어실력으로는 아무리 머리를 굴려봐도 저것 이상의 해석은 불가능합니다. 앞 문단은 순안의 전화국에 들렀다가 그곳의 절에서 발견한 한 늑대개에 대한 이야기를 한 것이고, 뒷 문단은 순안에서 흔히 볼 수 있었던 한국의 개들에 대한 이야기 입니다. 울프독님께서 소개하신 내용과 미묘한 해석의 차이는 있지만 크론다이크와 허드슨만에 있는 개들과 유사한 개들을 한국 북부지방에서 볼 수 있었다는 그 내용 자체는 동일합니다.

 

최근 어떤 분과 진도개의 혈통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했는데 몇 년 전 진도개판에서 개꾼들끼리 북방스피츠파와 몽골전통견파로 나뉘어 병림픽을 벌였던 매우 잉여로운 사건에 대해 얘기를 들었습니다. 참으로 할 일 없는 놈들이 도대체 정체도 모를 듣보잡 자료를 가지고 진심으로 헛짓거리를 했다란 것이 제 결론인데 자세한 전말은 그분께서 언젠가는 공개하지 않을까.. 일단 저는 발 빼서 도망가고 그분께 폭탄을 넘기기로 했습니다. 그 병림픽과 관련해 넌 북방스피츠파라서 이런 글을 쓰는거냐라고 따진다면 제 친구의 명언을 빌어 그냥 개소리죠라고 대답하겠습니다.

 

전 진도의 혈통에 대한 포스팅을 쓰는 게 아니라 과거 한국에 존재했던 개들의 모습을 엿볼 수 있는, 그것도 아무 편견 없는 눈으로 바라본 외국인이 남긴 귀한 자료를 소개하는 것입니다. 이것을 분명히 주지해 주시기 바라며 저와 불필요한 병림픽을 벌이기 원하신다면 그 시간에 좀 더 가치 있는 다른 일을 하시기 바랍니다.

 

잭 런던이 혹시 사진을 남기진 않았을까 궁금해 수소문해 봤고 당시 조선시대의 모습을 엿볼 수 있는 귀한 사진을 많이 남기긴 했지만 개를 찍은 사진은 도저히 찾지 못했습니다. 아쉬운 대로 제가 가지고 있는 잉여 컬렉션 중에서 구한말 ~ 한국전쟁 당시, 그러니까 1900년 ~ 1950년 사이에 사진으로 남은 우리나라 개들 모습을 몇 개 발췌해서 소개합니다. 일부는 인터넷에 돌고 있는 익히 알려진 사진도 있겠고, 일부는 어쩌면 제가 최초로 공개하는 사진일 수도 있습니다.

 

 

 

 

 

가벼운 마음으로

과거 한국에 살았던 개들이 어떻게 생겼는지 감상해 주시기 바랍니다.

 

 

코넬대학교 도서관 소장 1904년 남대문 일대 사진에 촬영된 개 모습

 

 

1900년대 고종 주치의 리하르트 분쉬(Richard Wunsch)의 기록 사진 속의 개 모습

 

 

 

국립중앙박물관에 소장된 1930년대의 풍산개로 알려진 사진 두 장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1930년대 진도개 사진

 

 

 

일제 강점기 시절 촬영된 개들의 모습

 

 

 

1951년 한국전쟁 참전 미군 사진에 촬영된 개의 모습

 

 

1952년 한국전쟁 참전 미군 사진에 촬영된 뚜렷한 네눈박이 모색의 강아지

 

 

1952년 한국전쟁 참전 미군 사진에 촬영된 개의 모습

 

 

 

 

 

 

[원문출처] ...원하지 않는 분